2월 1주차 기훗기훗

연휴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특히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유독 뜨거웠던 전 세계 바다 때문에 비교적 따듯한 겨울이 이어졌는데, 입춘이 지난 지금 추위가 찾아왔네요.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국내외 환경 소식을 전해드리는 2월 1주차 기훗기훗 전해드립니다. 재밌었다면 주변에 많이 알려주세요.
❇️ 낙동강 주민 절반에게서 코 속에 녹조 독소 확인
= 뉴스타파 2월 3일
낙동강 인근에 사는 주민 47%의 코 속에서 녹조에 의한 독소가 발견됐다고 부경대, 계명대 동산병원 등 공동 연구진과 환경단체가 발표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이전부터 강에서 발생하는 녹조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이 나오고, 이 독성 물질이 호흡을 통해 사람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공기 중으로 이동하지 않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해 왔죠.
그이번 연구결과에서는 낙동강 주민들의 코 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부산의 한 어부에게서는 21.61ng/swab(하나의 면봉에서 21.61나노그램 검출)이 검출됐는데요. 이는 미국 질병관리청이 녹조에 자주 노출되는 수상 레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던 같은 조사의 최대치인 5ng에 비해 4.3배나 높은 겁니다.
이 연구에서 코 속 검사를 담당한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녹조 독소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유입되면서 급성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이 발생하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스타파>에 설명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녹조에 의한 마이크로시스틴 발생과 건강 위험은 환경단체가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습니다. 환경부는 계속 부정해 왔지만 말이죠. 환경부가 과학적인 사고로 접근했다면 일찍부터 이런 의심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겠지만 이제서야 공동 조사에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 대형 불꽃축제 -> 미세먼지 32배
= 뉴시스 2월 3일
2023년 서울세계불꽃축제 이후 인근 지역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최대 32배까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 연구팀의 조사인데요.
9~12㎍/㎥였던 미세먼지 수치가 한화그룹이 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직후 320㎍/㎥까지 증가하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3시간이나 걸렸다는 겁니다. 부산광역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부산시가 여는 부산불꽃축제도 양상은 비슷했습니다. 불꽃놀이 전 13~33㎍/㎥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행사 직후 241㎍/㎥까지 약 10배 상승했습니다. 320㎍/㎥과 241㎍/㎥이라는 수치는 국내 미세먼지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나쁨(151㎍/㎥ 이상)을 한참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드론 쇼 혹은 빛 축제를 제시했습니다. 또 불꽃축제 때는 마스크를 쓰거나, 인근 주민은 문을 꼭 닫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프랑스 : 항공기에 세금을 매기자, 세수는 '기후 적응'에 쓰자
= 르포르테르 2월 3일
프랑스에서는 항공기가 발생시키는 온실가스가 상당하므로 세금을 인상하고, 거기서 얻은 세금 수익을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입을 사람들을 구할 '기후 적응'에 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프랑스에서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피해를 당사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연대세'를 매기고 있었는데요.
현재 이코노미석 단거리 승객 당 2.63유로의 연대세를 매기고 있지만, 프랑스 정부는 내년부터 9.5유로를 매긴다는 방안을 논의하다 7.3유로로 낮췄습니다. 다만 중거리 항공편의 연대세는 기존 7.5유로에서 15유로로 오르고, 장거리 항공편의 연대세는 7.5에서 최대 40유로까지 계획 변경 없이 오릅니다.
프랑스의 환경단체는 연대세를 원래 계획보다 낮춰 7970만 유로의 세수가 줄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 돈으로 기후위기에 보다 적은 영향을 주는 교통편을 더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기후위기에 어떤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가를 철저하게 구분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연대세'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한국에서도 기후위기 시대의 정책들에 쓸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고민이 큰데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과 산업을 구분하고 실제로 부담을 지게 하는 방법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방법이 그 해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영국의 고양이 이동 제한, 스코틀랜드는 거부
= 워싱턴정책센터 1월 22일
영국에서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야생 환경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제한하도록 하는 조치가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는 의무적으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을 심게 하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가 새와 작은 야생동물을 잡아먹기 때문에 밖에서의 생활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그러나 스코틀랜드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거죠. 스코틀랜드에는 야생동물인 스코틀랜드고양이가 살고 있는데,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교배하면서 거의 멸종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정부 측은 고양이 복지와 야생동물의 보호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집에서 사는 고양이의 삶의 질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야생동물의 멸종을 막는 일과 우선순위를 따져봐야 합니다. 잘 먹고 자란 집고양이는 야생동물과 그 힘의 차이가 크죠. 다만 한국에서는 고양이를 풀어 놓고 키우는 경우가 영국에 비해서는 적다는 점은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또 한국의 야생 고양이과 동물인 삵과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사이 교배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다행이고요.
❇️ 지구가열화 이대로면 더워서 사람 못사는 곳 3배 늘어난다
= 킹스칼리지 2월 4일
기온이 너무 높은 곳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이 견딜 수 없는 습도와 온도가 있기 때문이죠. 이런 곳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그늘에 있고, 바람이 불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상태여도 열사병에 의해 죽습니다. 현재 지구 육지 중 2%가 이런 곳에 속합니다. 아프리카 사하라, 동남아시아가 가장 문제죠.
그런데 기후위기가 현재 상태로 지속되면 너무 더워서 인간이 살 수 없는 구역이 육지 중 6%로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과 ~ 등 공동 연구진이 학술지 네이처 리뷰 어스 앤 인바이론먼트에 게재한 논문의 내용입니다.이에 더해 더위에 더 취약한 60세 이상이 살 수 없는 곳은 35%가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고기와 생선에 취했던 일본, 비거니즘이 돌아오다
= 그리스트 1월 27일
일본에 나타나고 있는 비건 트렌드를 말하는 기사입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의 중심가 시부야에는 '비건 스시'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비건은 채식주의 중에서도 먹지 않는 음식이 가장 엄격한 단계인데요. 생선, 계란 등은 물론 모든 동물성 음식을 피하는 채식주의자들을 의미합니다. 연어알 초밥, 계란 초밥처럼 보이는 음식이 제공되지만 모두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음식입니다.
현대의 일본 음식은 고기를 구워 먹는 야끼니꾸와 장어덮밥을 뜻하는 우나기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고기나 생선이 보이지 않더라도 대체로 생선이나 고기로 만든 육수를 쓰곤 하죠. 기사에 따르면 일본은 소고기 소비량이 전 세계 11위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비건을 자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데요.
과거 일본 식단은 종교적 이유로 고기와 유제품을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미국처럼 '비건'을 자처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은 '채식의 복귀'라고 할 수 있다는 거죠.

🐤기훗기훗 한마디
비건 혹은 채식주의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육류를 먹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생활양식 중 하나죠. 한반도에 살던 우리 조상들도 사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오래 유지해 왔습니다. 한국에서도 비건을 자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비록 동물성 식단을 아예 먹지 않는 비건을 하지 않더라도,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태국 : 버려진 어업 도구에 죽는 생명
= 몽가베이 1월 30일
태국에서 사람이 버린 어구에 죽어가는 생명들을 찾는 조사가 있었습니다. 전문 연구자들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바다에서 수행한 '시민과학 조사'입니다. 시민과학이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많은 시민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시민과학의 발전은 환경 보전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태국의 경우 사람이 버린 어구에 의해 물고기나 조개 등 여러 해양생물이 의미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비극을 조사하는 팀이 꾸려졌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어구들을 '유령어구'라고도 부릅니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태국 등이 접해 있는 지역 태국만(Gulf of Thailand) 곳곳에 위치한 다이빙 장소에서 606개의 버려진 어구를 발견했는데요. 펼치면 무려 1200제곱미터에 달합니다. 이런 어구들에 바라쿠다, 그루퍼 등 해양생물이 죽어 있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서 바다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어구들이 많은 생명을 죽이고 있는 거죠.
❇️우리가 잠든 사이, 곤충들이 하는 생태계 정화
= 더컨버세이션 1월 31일
곤충들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눈에 띄더라도 '벌레'라는 이유로 징그러워하거나 피하죠. 그러나 곤충들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밤에 활동하며 자연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낮에는 나비들이 열심히 일한다면 나방은 밤에 열심히 일합니다. 야행성 곤충이거든요. 나방 또한 나비나 벌과 마찬가지로 꽃에서 꿀을 빨아 먹으면서 꽃가루를 옮깁ㄴ니다. 밤에는 나방이 책임지고 식물의 번식을 돕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나방의 유충인 애벌레들도 낙엽을 먹고 잘게 분해합니다. 다른 동물의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죠.
딱정벌레는 동물의 똥을 분해하고 토양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반딧불이 유충 중에는 달팽이를 먹어서 달팽이가 너무 많이 늘어나지 않게 균형을 유지하기도 하죠. 풀잠자리와 사마귀도 야행성인데, 진딧물이나 깍지벌레 같은 해충(인간 관점에서 해로운 곤충)들을 먹어서 너무 많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이런 야행성 곤충들은 빛에 민감합니다. 하지만 여기저기 설치된 인공 조명들이 이들의 삶을 방해하곤 합니다. 불필요한 야외 조명을 끄거나, 동작이 감지될 때만 작동하는 조명을 쓰면 곤충이 살아 있는 생태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이 기사는 호주에서 사는 곤충들에 대한 얘기로 한정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원문과는 달리 곤충 전반에 적용되는 이야기들을 꼽아 전달드렸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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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bs@disappearth.org 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