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주차 기훗기훗

1월 3주차 기훗기훗

엇그제가 1월 1일 같은데, 벌써 1월의 반이 지났습니다. 2025년 새해에 뭘 할지 다들 생각해 보셨나요. 시작은 해보셨나요.

저는 사실 새해 목표를 따로 세우지 않는 편이지만 올해만큼은 목표가 있습니다. 살아지구 후원자 300명을 모으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후와 생태 분야의 비영리 탐사보도를 계속하고, 기훗기훗을 만드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주춧돌이죠.

새해 목표가 있든 없든, 계획이 있든 없든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 있다면 지금이 제일 좋은 시기 아닐까요. 살아지구도 응원하겠습니다.


❇️한국 2024년, 가장 뜨거웠다

= 기상청 1월 9일

기상청에 따르면 2024년 지난 한 해는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지 113년 만에 가장 평균기온이 높았다는 뜻입니다. 그 전에 기록을 세웠던 건 바로 전년인 2023년입니다. 즉 평균기온이 쭉 올랐다는 말입니다.

우리 삶과 연관이 깊은 열대야는 9월까지 이어졌습니다. 무려 24.5일 동안 열대야가 나타났는데요. 심지어 9월은 평년에 비해 월 평균 기온이 4.2도 높아 가장 많이 더워졌습니다. 평년은 같은 시기의 예전 데이터의 평균을 나타냅니다. 2번째로 2월은 평년보다 2.9도 높았고, 4월과 8월이 공동으로 2.8도 높았습니다.

기상청은 이렇게 뜨거워진 원인은 높은 해수면 온도, 즉 바다의 온도가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기상청은 또 북태평양고기압, 티베트고기압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더운 지역에 머무는 공기가 한국으로 유입됐다는 것이죠.

또 짧은 기간에 비가 많이 집중되는 현상이 평소보다 심했는데요. 여름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음에도, 78.8%의 비가 장마철에 왔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기후변화는 말 그대로 '변화'입니다. 변화는 우리에게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를 안깁니다. 예측이 불가능해 살기 어려워지고, 그 자체를 기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도 가장 더웠던 해

= 나사, 1월 10일

2024년은 한국 뿐만 아니라 지구 자체가 가장 더운 해였습니다. 물론 인간이 측정한 범위 이내에서요. 나사는 2024년이 20세기 중후반에 비해 1.28도 높아 가장 더웠던 한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 전 최고기록은 2023년이었습니다.

산업화 이전인 19세기 중반보다는 1.47도 높았는데요. 국제사회가 합의한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는 걸 막자'는 지점에 거의 다다른 겁니다. 물론 1.5도를 한 번 넘었다고 해도 온도는 내려갔다 올라갔다 반복하므로, 장기적인 약속입니다.

나사 고다드우주센터의 책임자 개빈 슈미트는 우리는 150년 만에 플라이오세의 절반 수준

2024년 평균 기온이 지구의 각 지점 별로 평년보다 얼마나 높은지 시각화한 자료. 붉은 색일수록 평년보다 높은 온도를 나타낸다. 사진 NASA

🐤기훗기훗 한마디

플라이오세는 지구의 나이를 나타내는 지질시대의 하나로, 현재로부터 533만 년 전부터 258년 전까지를 의미합니다. 275만 년 동안인 거죠.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구가열화의 원인이 인간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식량에 '기후부담금'을 매긴다면

=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1월 10일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 축산업 또한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여러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사회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탄소세'를 매겨야 한다는 논의가 있죠. 그런 탄소세를 농산물에 매겼을 때 이익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분석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가 수행했습니다.

분석이 이뤄진 독일 기준 식량을 생산하는 데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8%입니다. 연구소는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육류와 유제품 같이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는 식품은 소비가 줄고, 채소 같은 온실가스 저배출 식품은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연구소는 다만 이럴 경우 저소득 계층에게는 식료품 비용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2046명, '정의로운 전환'은 아직

= 한겨레 1월 15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28기가 문을 닫습니다. 그런데 2036년까지 폐쇄될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 204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 아래 5개 발전사로부터 받은 자료인데요.

한겨레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가 정책을 바꾸는 데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로 보고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이들의 처우를 논의할 고용노동부는 당사자인 노동조합 없이 대책이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법으로는 '정의로운 전환' 특별법을 제시했는데요.

허성무 의원은 발전소가 폐쇄하면 국가가 인근 지역 지원을 하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 소득을 보조해주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및 폐지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농부와 새가 공존하는 땅 : 프랑스에서

= 한겨레 1월 15일

새들을 위해 수확이 끝난 밭에서 마른 풀을 제거하지 않은 한 농부의 밭에서 개구리매를 관찰한 이야기입니다. 밭에 그대로 남은 마른 풀은 토끼나 들쥐들이 사는 곳을 마련했고, 개구리매는 수풀을 은신처로 삼고 작은 먹이들을 사냥하며 살아갑니다. 작은 조치 하나로 동물들이 겨울을 날 수 있는 방법인 겁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한국에도 벼를 추수한 후에 남는 볏짚들을 그대로 남겨 놓는 곳이 있습니다. 순천입니다. 순천에는 흑두루미라는 멸종위기종이 찾아오는 습지가 있습니다. 이곳은 농사를 짓기에도 좋지만, 흑두루미에겐 소중한 겨울나기 장소죠.


❇️지구가열화가 곤충 파리에 미치는 영향

= 몽가베이 1월 8일

곤충 파리가 지구가열화에 유독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이라는 측면에서 파리는 벌 다음으로 중요합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에 따르면 파리는 2.3도 상승에도 운동 기능을 잃습니다.

논문을 작성한 마가리타 로페즈-우리베(Margarita López-Uribe)는 "적은 숫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2도는 실제로 먹이 찾기, 생태, 행동, 번식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꽤 중대한 평균 온도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파리 말고도 아주 많은 종류의 곤충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곤충겟돈(Insectageddon, 곤충 전체가 파국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의 조어)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니까요. 사실 우리 모두가 세세한 종을 전부 보호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원도 한정돼 있고, 시간은 더더욱 없으니까요. 그럴수록 중요한 건 그 모두를 품고 있는 자연 그 자체를 지키는 일일 겁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 지성이 목소리를 모으다

= 더가디언 1월 14일

노벨상 및 세계식량상 수상자 150명 이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처하도록 시급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세계식량상재단이 내놓은 공개서한을 통해서입니다. 우주 연구자, 화학자, 평화운동가, 경제학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 서한에 서명을 했는데요.

기후위기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고, 가장 먼저 발생할 문제는 식량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기후변화는 농업, 어업, 축산업 등 식량 분야에서 생산에 차질을 줄 거고 이런 피해는 기아 문제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은 발생할 문제들이 당장 10~20년 뒤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전 세계적인 행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재단 측의 서한을 총괄하는 캐리 파울러는 "모든 증거들이 이대로 가다가는 생산량 감소가 발생할 것임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현재는 7000만 명이 식량 공급이 불안한 상태(Food-insecure people)이지만 2050년이 되면 15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총체적인 불평등과 불안정이 만연한 세계에 직면한다. 우리는 과학적 노력을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는 일에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는 내일의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기후위기 시대의 식량 문제는 오래 전부터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화할 때 가장 먼저 인간에게 발생할 문제로 꼽혔죠. 우리는 왜 행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가장 큰 이유가 사람들이 각자 가진 지금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가장 큰 능력은 높은 지능도, 체계화하는 능력이 아닌 '협력하는 본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훗기훗 뉴스레터 재밌게 보셨나요?
혹은 보다가 거슬리는 게 있었나요?
살아지구에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press@disappearth.org

당신은 살아지구의 주춧돌

독자 후원으로만 운영하는 살아지구가 오래 살아남아 계속 보도할 수 있도록 주춧돌이 되어 주세요. 초기 후원자 50명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특별한 선물을 드려요.

후원하기

살아지구 기자 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