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하천 준설 "경미해서 괜찮다"던 대전광역시, 아닌 것 알았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다"—과거 대전광역시와 금강유역환경청이 살아지구 취재에 답변한 논리를 최근 감사원이 정면으로 뒤집었다. 감사원은 해당 준설이 유지준설이 아닌 정비준설에 해당하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유지준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재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한 것은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2026년 2월 24일 '대전광역시 관내 국가하천 준설공사 관련' 국민제안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대전광역시와 금강유역환경청에 각각 주의 처분을 내렸다.
"유지준설 아니다" 이미 통보받았다
살아지구는 2025년 4월 대전광역시의 갑천·유등천·대전천 22.6km 준설 공사가 환경영향평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금강유역환경청은 "유지준설이기 때문에 승인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고, 대전광역시도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환경부 답변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런데 감사원 조사 결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사가 시작되기 넉 달 전인 2024년 8월 29일 이미 대전광역시에 유지준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 8월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까지의 퇴적토 제거만 유지준설로, 그 단면을 초과하는 준설은 정비준설로 보는 기준을 마련해 금강유역환경청과 대전광역시에 통보한 상태였다. 정비준설은 하천공사 시행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대전광역시는 측량 단면을 넘는 준설도 유지준설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면 논의를 거쳐 이를 거부했다. 동시에 규정상 허용 가능한 범위의 준설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협의 없이 강행, 금강유역환경청은 방치
대전광역시는 허용 가능한 범위를 다시 협의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의견을 받은 지 6일 만에 금강유역환경청에 측량 단면을 초과하는 준설계획을 제출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 계획이 유지준설 범위를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후에너지환경부와의 재협의를 요구하지 않았다. 2차 협의안은 1차보다 오히려 더 깊이 파는 내용이었지만 역시 별다른 제동 없이 통과됐다.
감사원이 준공도면과 하천 기본계획 측량 단면을 비교한 결과, 전체 157개 지점 중 110개(70.1%)에서 기본계획 단면을 51cm 이상 초과 준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336cm까지 초과한 지점도 있었다.
결국 대전광역시와 금강유역환경청은 살아지구 취재에 "유지준설이라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에 이미 환경부로부터 유지준설이 아니라는 판단을 통보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169억여 원 규모의 정비준설을 환경영향평가 없이 밀어붙인 셈이다. 감사원은 이를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대전광역시장과 금강유역환경청장에게 각각 주의를 촉구하고, 변동된 하천 단면을 현재 수립 중인 갑천 권역 하천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통보했다.
한편, 대전광역시는 2026년 1월 이후 잔여 구간에 대한 3차 준설공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금강유역환경청이 시행기관이 된다. 감사원의 이번 지적이 3차 공사의 절차 이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병선 기자 bs@disappearth.org 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