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주차 기훗기훗

4월 3주차 기훗기훗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¹했습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며 찾아봤는데, 선종은 '임종 때에 성사를 받아 큰 죄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일'이라는 뜻이네요.

살아지구는 종교적 색채가 없지만, 생태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이어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전 세계 교회(가톨릭)에 반포했습니다. 찬미받으소서의 부제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는 이 행성이라는 집을 어떻게 돌볼 것이냐는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한 규칙인 셈입니다.

저는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에 선을 퍼뜨려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결실을 가져옵니다'. 인류가 새로운 습관을 통해 공동의 집을 지킬 수 있는 길이며, 이 실천에 대한 교황의 생각입니다.


*️⃣이름 무색한 기후대응댐, 울산시가 회야강댐을 원하는 진짜 이유

= 살아지구 4월 18일

울산시 회야강댐은 울산 울주군에 있는 회야댐에 수문을 설치하는 사업입니다. 윤석열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정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살아지구 취재 결과, 이 사업은 '기후대응'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수 조절 용량'이 사업 명분으로 삼았던 집중호우 상황에서 1시간이면 무력화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과거 발언들을 보면 울산시의 진짜 목적이 드러납니다. '사연댐 수위 저하에 따른 물 확보'입니다. 기후대응이라고 보기 어려운 거죠. 게다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국비 지원을 위해 환경부와 울산시가 공조한 정황도 있습니다.

이름 무색한 기후대응댐, 울산시가 회야강댐을 원하는 진짜 이유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 윤석열은 탄핵됐지만, 윤석열표 기후 정책인 환경부의 ‘기후대응댐’은 현재 진행형이다. 윤석열이 떠난 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완섭 환경부장관과 공무원들은 기후대응댐 건설을 완수하겠다는 방침을 고수 중이다. <살아지구>는 환경부의 기후대응댐이 정말 ‘기후대응’이라는 목적에 맞는지 보도한다. 회야강댐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기후대응댐 확정지 9곳 중 하나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에

❇️ 해외에서 탄소배출권 가져온다? 부풀려진 실적

= 플랜1.5 4월 14일

최근 국내 기후단체 플랜1.5는 미국 버클리대 연구진, 유럽 싱크탱크 카본마켓워치와 함께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해외 탄소배출권이 상당히 부풀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탄소배출권은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물건을 만들 때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는 겁니다. 하지만 탄소배출권 거래는 우회하는 방법입니다. 본인이 직접 줄이지 않고, 다른 곳에서 줄인 양을 사는 겁니다. 해외 탄소배출권은 외국에서 온실가스를 줄인 걸 국내로 가지고 들어와 정부에게 인정을 받는 절차입니다. 해외에서 이 탄소배출권을 직접 확보해오는 전문 탄소배출권 개발 업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랜1.5가 지적한 '쿡스토브 개선사업'을 살펴봅시다. 쿡스토브는 요리할 때 쓰는 화로를 의미합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아직 나무를 때서 요리를 만드는 지역들이 있는데요. 탄소배출권 개발 업체는 이런 지역의 주민들에게 온실가스가 적은 연료로 불을 피울 수 있는 화로를 제공합니다. 만약 나무를 때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1년 동안 100이고, 탄소배출권 업체가 제공한 화로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50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럼 1년 50이라는 온실가스 감축량을 수표를 쓰듯 인증서로 발급하는 겁니다. 이 인증서는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탄소배출권거래제'에서 거래합니다.

플랜1.5에 따르면 쿡스토브 사업으로 인증한 감축량 9,740,302톤 중 531,979톤을 제외한 나머지는 감축효과 0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업으로 탄소배출권을 산 기업은 삼성전자, SK그룹, 한국전력공사, 삼표시멘트, 남동발전 등이었습니다. 판 곳은 주식회사 에코아이,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입니다.

사진 Peace Parks Foundation

❇️산불 숲 복원 대세는 '자연 그대로'

= 조선일보 4월 15일

조선일보가 말하는 산불 숲 복원 정책의 올바른 방향입니다. 기사는 "해외 국가들은 대형 산불이 발생한 숲을 회복시킬 때 큰 숲일수록 자연 복구 방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산림청, 호주, 스페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림비아주 사례를 들어 이들도 모두 자연 복원을 인공 조림보다 우선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연 복원은 산불 피해지에서 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두는 방식이고, 인공 조림은 나무를 직접 심어 숲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 멸종은 되돌릴 수 없다

= 더컨버세이션 4월 14일

2주 전, 빙하기에 멸종했던 늑대의 한 종을 DNA 편집으로 되살렸다는 뉴스가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화석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적으로 같은 종을 만들었다는 주장인데요. 왕좌의 게임이라는 판타지 드라마에 나온 다이어울프라는 종이라며 화제를 모았죠.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라는 기업의 '작품'입니다.

최근 이런 뉴스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옥스퍼드대 생물학자 리치 그렌이어는 "기업이 밝힌 두 마리의 새끼는 다이어울프가 아니라 회색늑대"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다이어울프와 비슷한 동물을 만들기 위해 14개 유전자를 변형했고, 14개 중 1개만 다이어울프 표본에서 추출한 유전자다. 나머지는 다이어울프처럼 보이게 하려는 신체적 특징을 회색늑대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리치 그렌이어는 이런 식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이 멸종된 생물을 되살린다고 과장이 이뤄지면, 실제 문제를 축소시킨다고 말합니다. 생물다양성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우리 자신'이라고 말하면서요.

🐤기훗기훗 한마디
책임은 덮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기술만능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보통 그런 자세를 취하죠. 하지만 과거를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미래로 나아 온 결과가 지금의 생태위기, 기후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Colossal Biosciences

❇️ 트럼프, 해양보호구역을 어업에 내주다

= 몽가베이 4월 18일

태평양제도에는 2009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해양보호구역이 있습니다. 이름은 '태평양 제도 해양국가유산(Pacific Remote Islands Marine National Monument)'인데요. 이 구역은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라 원래의 해양 생태계를 그나마 온전히 지키고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자국의 기업들이 참치를 잡으러 멀리 떠나서는 안된다며 이 구역에서도 참치 어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포고령에 서명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생태를 중시하는 논리는 경제가 더 중요하다는 논리에 거의 항상 압도당합니다. '경제적 피해가 없을 경우' 생태를 중시하는 논리가 채택되죠.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도 돈 때문이면 어쩔 수 없다는 논의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살아지구는 우리가 살 수 있는 공간은 결국 우리의 선택으로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후변화가 쌀의 비소 농축 심하게

= 컬럼비아대 4월 16일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오르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쌀에 농축되는 비소 농도가 높아진다는 결론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힘이자 주식은 쌀인데요.

쌀은 성장하는 구조 상 비소라는 물질이 쌓입니다. 이 비소는 장기간 노출 시 폐암과 방광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온 증가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둘 다 각각 쌀이 자라면서 더 많은 비소를 농축하게 만드는데, 그 두 개가 같이 찾아오는 기후위기 상황에서는 직접 영향을 받는 거죠. 연구진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2050년 중국에서 1340만 건의 암이 비소 노출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기훗기훗 한마디
비소 농축은 물 때문에 이뤄집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와 달리 한국은 수질 관리가 잘 되는 편이라 걱정은 덜 한 편이지만, 여전히 위험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쌀을 고밀도로 가공해 조청도 만들고, 떡도 만들어 먹는 한국도 주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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