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나온 환경호르몬…세차장이 최대 배출

서울시 산업폐수에서도 환경호르몬 '알킬페놀류'가 광범위하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살아지구는 부산, 광주, 경기 남부에서 알킬페놀류가 광범위하게 검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울의 경우 옥틸페놀은 111개 조사 시설 중 94%에서 검출됐으며, 특히 한강으로 유입돼 여러 지점에서 한강 물 자체가 EU 환경기준을 초과했다.

살아지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서울 산업폐수사업장 111곳, 공공하수처리장 4곳, 한강 5개 지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산업폐수로 흘러나온 알킬페놀류는 하수처리장을 거치면서 모두 제거되지 않아 한강에서까지 검출됐다. 노닐페놀과 옥틸페놀은 모두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남성 불임, 여성 성조숙증 등을 유발한다.

산업폐수: 세차장서 최고농도

산업폐수 111곳 조사 결과 노닐페놀은 79.3%(88건), 옥틸페놀은 93.7%(104건)에서 검출됐다. 세차시설에서 노닐페놀 최대 339.2μg/L, 옥틸페놀 최대 1166.9μg/L로 매우 높은 농도가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64%(71개)가 세차업이었으며, 병원 12.6%, 섬유염색가공 9.9% 순이었다. 연구진은 "2007년 노닐페놀이 유해화학물질로 지정되면서 옥틸페놀로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수처리장: 제거율 54~62%

서울시 내 4개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물에서 노닐페놀 평균 0.317μg/L, 옥틸페놀 평균 0.482μg/L가 검출됐다. 처리 후 방류한 물에서는 노닐페놀 평균 0.121μg/L, 옥틸페놀 평균 0.219μg/L로 감소했지만, 제거율은 각각 61.8%, 54.6%에 그쳤다.

한강에서 EU 기준 초과

환경호르몬은 한강 물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강 5개 지점(성동구~마포구) 조사에서 노닐페놀은 평균 0.165μg/L, 옥틸페놀은 평균 0.132μg/L가 검출됐다. 특히 옥틸페놀은 모든 조사 시료에서 검출됐다. 강으로 흘러들어가 희석됐음에도 검출되는 심각한 수치다.

EU는 물 환경 보호를 위해 노닐페놀 연평균 환경기준을 0.3μg/L, 옥틸페놀은 0.1μg/L로 설정하고 있다. 한강 하류 지점의 노닐페놀 평균 농도는 0.320μg/L로 EU 기준을 초과했으며, 옥틸페놀은 모든 지점에서 EU 기준을 초과하는 0.126~0.130μg/L 범위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는 아직 배출허용기준이 없다. 환경부는 2021년부터 '감시항목'으로만 관리하고 있다. 연구진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disappearth.org 메일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