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 부분 공탁제,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공탁제' 시범사업을 올해 하반기 도입한다. 중립적인 정부 기관이 자연·생태 조사 분야에서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를 선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후부는 22일 '자연보전국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4가지 핵심 과제 중 1가지로 '환경평가의 신뢰성 회복 및 선진화'를 꼽았다.
기후부는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 논란을 근원적으로 해소해 환경평가의 신뢰성을 회복한다"며 "환경 영향이 큰 국가사업의 자연·생태 조사 계약 시 제3의 기관이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공탁제를 시범 도입하고, 쪼개기 개발 등 편법 사례는 실태조사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환경영향평가는 정부 혹은 기업 등이 일정 이상 규모의 사업을 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사업의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취지의 제도다. 그러나 사업자가 직접 선정한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가 조사를 수행하는 구조여서 독립성이나 신뢰성에 대한 많은 의심을 받아 왔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대행업체는 1종과 2종으로 나뉜다. 1종은 평가서 작성 전반을 설계하는 역할, 2종은 현장 조사 및 예측하는 역할을 맡는다. 명목상으로는 2종이 1종으로부터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할 수 있지만, 1종이 사업을 나눠주는 도급 관계가 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1종의 입김이 절대적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학계는 물론 기후부 산하기관도 공탁제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밝혀 왔다. 사업자가 직접 환경영향평가 대행 업체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정부 소속의 중립적인 기관에서 배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공탁제 시범사업을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살아지구>에 23일 밝혔다. 1종 업체가 사업자의 환경영향평가를 수주하면, 자연·생태 조사 2종 업체는 정부 기관이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간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논란은 주로 자연·생태 조사에서 발생했다. 예를 들어 해당 지역에 특정 멸종위기 식물이 사는데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에는 반영되지 않는 등의 문제다. 공탁제 시범사업은 2종 업체가 독립적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1종의 영향 없이 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만 이번 시범사업은 한계가 있다. 사업자가 1종 업체를 선정하는 단계는 그대로 두고, 1종이 자연·생태 분야 2종 업체를 선정할 때만 공탁제를 적용한다.
공탁제 성패 여부에 가장 중요한 '제3의 기관'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에 기관을 확정하고, 추진 방안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살아지구>에 말했다.
기후부는 환경영향평가 개선을 위해 공탁제 시행 말고도 자연·생태 조사 적정 가격 고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상시 공개, 계약 내용 입력 의무화, 계약 실태조사 등을 통해 저가 및 과다 수주를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평가 준비서의 디지털화, 온라인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시범 운영, 환경영향평가정보시스템(EIASS)의 전면 개편과 디지털트윈·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disappearth.org 메일 보내기